신부가 피를 마셨다박쥐를 처음 봤을 때, 이상하게 웃음이 났다. 이건 분명 공포 영화인데, 동시에 너무 인간적이었다. 신부가 피를 마시고, 연애를 하고, 욕망에 휩쓸린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게 이해됐다. 신앙이란 게 결국 인간의 욕망 위에 세워진 거니까. 이 영화는 그걸 아주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피와 성욕, 구원과 죄악이 같은 화면 안에서 섞인다. 처음엔 불편했는데, 나중엔 그게 진짜 ‘인간’ 같았다. 주인공 상현(송강호)은 ‘에마누엘 신부’다. 죽어가는 환자를 위해 자원해 실험 백신을 맞았다가, 뜻밖에도 살아남는다. 하지만 그건 기적이 아니라 저주였다. 피를 마셔야만 생존할 수 있는 ‘吸血(흡혈)’의 병. 신부로서 가장 금지된 욕망을 안고 살아야 한다. 그때부터 그의 신앙은 ..